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9일 15개 부처 20명의 차관급 내정 인사를 발표했다. 국회에서 국무총리 인준과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가 지연되자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차관 인사를 서둘렀다는 분석이다. 윤 당선인은 총리 인준이 지연되더라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무총리 대행체제를 통해 취임 직후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.
김부겸 현 국무총리가 추 부총리의 임명을 제청하면, 추 부총리가 총리 대행 자격으로 주요 장관 임명을 제청할 계획이다. 앞서 윤 당선인은 국회에 정호영(보건복지부)·원희룡(국토교통부)·이상민(행정안전부)·박보균(문화체육관광부)·박진(외교부) 등 5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를 9일까지 보내달라고 다시 요청했다. 윤 당선인은 취임 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관계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. 추 부총리를 비롯해 현재까지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 7명을 포함하면 최대 12명의 장관 임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. 다만 모든 장관 임명을 강행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. 국민의힘 관계자는 “지방선거를 고려할 때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그대로 강행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많다”고 전했다.
복지업무를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1차관에 조규홍 전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가 내정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. 예산총괄과장, 재정관리관 등을 역임한 기재부 출신 ‘예산통’이다.
국방부 차관에는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원장 겸 외교안보센터장이 지명됐다. 군 출신이 아닌 인사가 국방부 차관으로 임명된 이례적인 사례로 꼽혔다.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엔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발탁됐다. 이날 발표된 차관급 인사 중 유일한 학계 출신이다. 산업부 1차관엔 장영진 전 산업부 기획조정실장이 내정됐다.
좌동욱/정의진/이지훈/양길성 기자 leftking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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